이러한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제품 자체가 가지는 품질 및 성능은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방시장에서의 소방용품에 대한 선호도는 제품의 품질, 성능 및 디자인보다 가격이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소방용품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품질과 성능보다도 가격이 최우선시 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제조사는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소방검정기술기준에 부합되는 최소한의 성능만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함에도 저가의 중국산으로 인해 국내 소방용품 제조사는 고전을 하고 있다.

소방산업의 열악한 시장 환경과 저가 제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소방기구공업협동조합의 각 분과위원회는 소방용품의 성능 및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체표준을 추진하고 있다.

단체표준은 생산자 모임인 협회, 조합, 학회 등 각종 단체가 생산업체와 수요자의 의견을 참작해 자발적으로 제정하는 규정을 말한다.

미국은 UL(보험업자 시험소)등 580여개 단체가 10만여 종의 단체규격을 제정·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JEM(일본전기공업회) 등 194개 단체가 4,721종의 단체표준을 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과학기기 공업협동조합이 제정한 나침반, 돋보기 등에 대한 204종의 단체표준 등 모두 43개 단체의 619종에 불과한 실정이다.

단체표준이 활성화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생산이 가능해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제고되는 한편 생산성 향상, 유통체제 확립 등의 효과도 있다.

특히 단체표준은 수입장벽으로 이용될 수 있는 소지가 많음에도 KS와 같은 국가표준과는 달리 국가간 협상에서 배제된다는 특성 때문에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단체표준화의 목적은 동일 업종의 생산자들이 단체표준을 준수함으로써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호환성 확대를 기하고, 원자재 및 부품의 공동구매 등에 의하여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한편, 제품의 품질향상과 거래의 공정화, 단순화를 도모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는데 있다.

이러한 업체들의 자구책이 성과를 거두는 시기가 빨리 도래하기를 기대하고, 소방용품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소방검정기술기준의 상향조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 창 우
한국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