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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에 안전한 건물 …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제천 스포츠센터 필로티구조 건물 … 향후 과제는?
김태윤 기자  |  firenews11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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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1  19: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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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의 LPG가 폭발 위험이 있던 가스통, 2층 외벽이 시커멓게 불탄 모습에서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엿볼수있다.

 구랍 21일 충청북도 제천시 하소동 9층짜리 스포츠센터 필로티구조건물의 1층 주차장 천장에서 화재가 발생, 이 사고로 2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하는 등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다. 이번화재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2층 여자 목욕탕으로 화재가 번지기 전대피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3층 남자 목욕탕은 화재 초기 발빠른 대피로 인명피해를 발생하지 않아 이와 대조를 이룬다. 이번화재로 소방의 대응문제와 함께 근본적인 원인인 건축 건축구조와 내·외장재 문제, 비상구 확보, 제연설비, 초기화재 진압을 위한 기본 소방설비 등이 문제점을 꼽힌다. 긴급진단을 통해 원인 분석과 함께 향후 과제들을 꼽아보기로 한다.


◈소방합동조사단 발표

내·외부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되어 17일간 조사에 나선소방합동조사단에 따르면 금번화재 참사를 필로티건물의 취약성과 건물주의 소방안전관리 부실, 신고와 대피의 지체, 초기 소방대응력의 역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1층 천장에서 발화된 화재는 불붙은 보온재가 대량으로 일시에 차량 위로 떨어지면서 순식간에 주차차량 16대로 연소가 확대되었고, 필로티건물의 취약한 구조로 인하여 불과 4~5분 만에 화염과 유독 가스가 전층으로 확대되었는데, 특히 2층 여자 사우나의 경우방화 구획이 잘 되어있지 않은 화물용 E/V실과 EPS및 파이프덕트 등을 통해 화염과 농연이 곧바로 유입되어 화를 키웠으며, 당시 사람들을 대피시켜 줄 수있는 종업원도 없는 상태였고, 2층 목욕탕 내에서는 비상경보음도 잘 들리지않아 대피시기가 늦었으며, 비상통로에는 선반이 설치되어 장애물로 작용하였고 비상문도 폐쇄되어있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또, 7층과 8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스프링클러 설비밸브를 차단하여 작동하지 않았고, 배연창은 수동 잠금 장치로 고정되어 배연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주계단과 화물용 E/V실 및 EPS실과 파이프덕트 등 수직 관통부가 굴뚝효과를 발생시키면서, 급속하게 치솟은 농연이상층부 부터 채우고 내려오면서 옥상으로 대피하던 요구조자들을 질식하게 만든 것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합동조사단은 한편 CCTV녹화 자료와 목격자 및 소방대원들의 증언을 종합 분석한 결과, 당일 15시 48분에 발생한 화재를 직원들이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면서 5분의 골든 타임이 흘러갔고, 이로 인해 대피 유도와 119신고가 늦어져 소방선착대가 도착한 시점에 화재는 이미 최성기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압대원 4명이 포함된 소방선착대는 건물 내부로 진입하여 구조 활동을 전개하거나 전방위로 확대되는 화재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소방력이었음에도, 폭발하는 경우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대형 LPG탱크(2톤)를 우선 방어하고, 구조대와 함께 3층 창문에 매달린 요구조자를 구조하였으며, 대피자중호흡기 중상자를 산소 응급 처치하여 신속히 이송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후에 냉정한 상태에서 판단해 볼 때, 노출된 위험이나 소수의 요구조자구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한 결과, 짧은 골든 타임동안 내부진입 시도조차 하지 못한 점은 지휘측면의 너무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내부진입이 이루어지지 못한 배경에 대해 상황실의 상황전파 오류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에 본부상황실에서 내부에 사람이 많이 있다는 정보를 알게된 후, 무전으로 전파된 정보는 없었으며,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화재조사관에게 2차례, 지휘팀장에게 1차례 전파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합동조사단은 정보전파 자체는 확인되었으나, 그 방법에 있어서는, 동시에 다수인 전파가 가능한 무선 통신 대신 특정인간의 휴대전화 전파 방식은 매우 부적절했으며, 그 결과 출동중이던 구조대에는 동일 내용이 전파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한 구조대가 조금 더 일찍 내부진입을 하지 못한 배경에 대해서는, 첫째 화재발생당시 구조대가 타 지역(신 백동)에 나가있었던 관계로 선착대에 포함되지 못함으로써 내부진입조 2명, 방수엄호조 2명으로 구성되는 최소한의 건물 진입조도 편성되지 못한 점, 둘째 구조대도착 후에는 3층 창문에 매달린 요구조자 구조에 많은 시간을 뺏긴 점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하였다.

상황전파가 제대로 되었더라면 3층 요구조자구조를 유보하고 내부진입부터 시도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노출된 요구자구조우선의 SOP를 고려할 때,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지휘관의 역량과 판단에 관한 것으로 가능성을 논할 수는 있어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논란이 되었던, 유리창파괴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서는 16:12에 도착한 소방서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방서장은 1층 주차장차량 연소로 인한 복사열이 생각보다 심하여 사다리를 거치시키기가 불가능했고, 복사열이 심한 상태에서 내부 농연이 뿜어져 나오면 외벽불씨와 결합하여 화염으로 변화되면서 화재가 건물 전체로 걷잡을 수없이 확대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며, 그것은 8층과 9층의 요구조자와 굴절 사다리차 위에 올라가 구조작업중인 소방대원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화세와 복사열을 어느 정도 제압한 후에 진입하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늦어졌다고 진술한 사실을 공개했다.

소방청은 이번 참사를 한 가지요인이 독립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인식하고 지휘관의 지휘역량 향상, 소방 활동의 근원적인 환경과 여건 개선, 취약점을 내포한 건축물에 대한 제도적 장치마련 등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여 국민을 안심시키고, 재발방지를 위한 범정부차원의 협의를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겠다고 약속하면서, 그 구체적 내용은 종합 보고서에 상세하게 담았다고 밝혔다.

 

◈화재에 취약한 마감재

이번 제천 화재의 핵심은 드라이 비트 공법을 허용한 건축법으로 인한 빠른 화재의 진행과 유독 가스의 발생이다. 드라이 비트 공법은 건축물의 내부에 단열재를 쓰는 공법에 비해 비용이 적고 쉽게 시공할 수 있어 공기(工期)단축이라는 장점이 있다.

드라이 비트 중에도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성 단열재를 사용하면 화재에서 안전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2015년 대봉그린아파트화재, 2010년 부산우신골드스위트화재 등에서 보듯 가연성 소재를 시공하여 건물외벽을 타고 급격하게 화재가 번지면서 진한 유독 가스를 발생해 화재 초기 대피할 수 있는 대피로를 막고 많은 인명피해를 야기 시키기도 했다.

우신골드 스위트화재 이후인 2010년, 30-49층인 준 초고층이상 건축물만 외벽을 불에 강한 불연성이나 준 불연성 소재를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2015년 규제대상을 6층 이상 건축물로 확대했지만, 기존 건축물에 대해 소급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5층 이하 건축물에는 여전히 가연성 소재로 마감이 가능해 이의 사용을 제한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제천 화재 또한 1층 주차장의 배관에 열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던 도중 방습 등을 목적으로 설치된 스티로폼천장구조물에 불이 옮겨 붙었고 불이 옮겨 붙은 천장구조물이 차량으로 떨어져 연소가 확대되었다.

외장재에 불이 옮겨 붙자 옥상까지 순식간에 불이 옮겨 붙었고 하늘에서 구조물이 불에 붙어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연출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커먼 연기가 발생했고, 꼭대기까지 불이번지는 속도도 5분이 내로 빠르게 전개됐다.

이로 인해 실내의 피난로 또한 연기로 가득하게 됐고, 초기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는 드라이 비트 공법을 사용한 외장재안의 스티로폼이 화재를 빠르게 전개시키는 불쏘시개역할을 했으며, 이때 발생한 유독 가스는 피난할 수 있는 시야 확보는 물론 피난로를 가득 채워 대피자체가 불가한 상황을 초래했다.

만약 건축자재를 난연이나 불연으로 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 외장재에 덧붙이는 드라이 비트 공법이 아닌 구조체내부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중단열을 시공했더라면 최소한 화재가 급속도로 전개되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을 수 있었고,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밖에 건물 내부로 연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방화 구획, 화재 시작동하는 방화셔터 등의 부재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모든 것이 건축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설계단계부터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준공을 위한 설계와 비용 절감에 치우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건축 주와 이를 관리 감독하지 못한 행정당국의 무책임함이 초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진화가 된 다음에도 연기가 자욱한건물…. 시커먼 외벽을 통해 불이 번진 흔적들을 볼수있다.

◈건축법에 규정되어있는 피난 규정

화재와 관련, 대피와 관련되어있는 피난 계단, 방화 구획, 피난용승강기 등은 건축법에 속해 있는'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의 적용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의 관리·감독 또한 건축을 담당하는 행정부서가 담당하게 되어 있다. 소방에서 담당하는 부분은 극히 제한 적이다. 재난의 대응에 있어 소방에서 주도하고 있지만 애초에 피난(避難)과 방화(防火)라는 측면에서의 책임은 건축부서의 철저하고 안전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제천 화재로 인해 소방본부장, 소방서장, 지휘책임자까지 줄줄이 경찰로 소환되어 중징계가 기정사실화됐다. 소방서 또한 압수 수색되는 초유의 사건을 겪으며 고초를 겪었다. 이로서 재난의 책임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어느 곳에서도 피난구나 방화 구획, 유독 가스를 배출한 불량 건축자재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내용은 언급이 없다. 결국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건축법'은 수면 아래서 관망하는 모양새다.

이밖에 연기가 배출될 수있는 제연설비와 배연창은 물론이고 방화벽 등 처음부터 안전한 설계와 양심적인 시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방이 개입할 수있는 부분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도 건축으로부터 하도급에 하도급을 받아 내려오는 소방은 시간도 돈도 형편없지만 책임의 영역은 점점 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피난과 방화에 관련된 부분을 차라리 소방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명'피난 및 방화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소방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안전이 달린 문제에 있어서 소방이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어야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에 대한 의식 개선의 목소리도…

제천 화재의 또 하나의 화두는 불법주차로 인한 현장 진입지연이다. 불법주차차량으로 인해 화재현장 진입이 늦어져 진화 또한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건물에 사람이 있는걸 알면서도 발만 동동구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화재 당시 불법 주·정차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제때 진입하지 못해 불을 키웠다는 지적이 일자국회는 부랴부랴 관련법안 통과에 나섰다. 이번에 제출된 도로 교통법 개정안에는 화재발생시 소방 활동을 막는 주·정차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주차 금지장소인 소방관련 시설을 '주·정차 금지구역' 으로 변경하는 한편,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장이 속한 건축물 주변을 주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내용의 저변에는'나만 아니면 된다'는 안전의식의 부재가 깔려 있다. 내가 불법으로 주차한 차량으로 인해 소방도로 가 확보되지 않아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생각은 고사하고 화재나 인명구조 등으로 급한 상황에서 차량이나 재산에 자그마한 손실도 소송으로 이어져 소방공무원들이 곤욕을 치르는 일이다 반사다.

건축주나 시공사의 모럴해저드(moralhazard, 도덕적해 이)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오히려 좋은 품질의 자재로 '안전하게' 시공을 하는 사람만 손해를 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안전의식의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나 안전에 있어서는 철저한 준법의식이 요구된다.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이의 계도와 홍보의 필요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물론 소방측면에서도 많은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응이나 소방점검에서 이번화재에서 앞서 언론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이번화재에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화재에 강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그야말로 '착한 건축물' 은 건물주와 건설사,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불연', '난연'을 고려한 설계와 건축자재 선정,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안전 유감증(安全有感症)'이 바로 그것이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이미 선진국에 진입해있으나 안전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안전의식 개선이 우선되어야 재난없는 안전한 사회가 이루어질 것은 이번화재를 경험한 온 국민이 공감하는 바 일 것이다.

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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