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기본법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설치 의무화
- 소방시설공사업법…방염처리능력 평가·공시 등
- 도로교통법 … 건축물 주변 주정차 관리 강화

 국회가 제천화재, 밀양세종병원화재 등 잇단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그 동안 계류되어 있던 소방과 관련된 법안들을 서둘러 의사봉을 두드려 처리했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30일 올 해 처음 열린 제356회 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소방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도로교통법 일부개정 법률안,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 등 소방 관련법안과 함께 총 60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본회의에서 의결한 법률안 중 이전에 발의되었지만 오랜 시간 계류되어 있던 법안들이 계속된 화재로 인해 부랴부랴 일사천리로 처리된 점이 눈에 띄었다.

소방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공동주택에 의무적으로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을 설치하도록 하고, 전용구역 내에 차를 주차하거나 전용구역으로의 진입을 가로막는 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공동주택의 경우화재 발생 시 화염이나 연기가 빠르게 확산하여 거주자 다수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크므로 소방자동차의 신속한 접근이필수적이지만, 기존에는 소방자동차전용구역이 별도의 근거 없이 개별소방관서의 행정지도로 설치·운영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번개정을 통해 전용구역의 설치가 의무화되어 긴급 상황에서 소방자동차의 현장 대응능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소방시설공사의 품질 및 안전 확보를 위한 관련 주체의 책무 규정을 신설하고, 소방청장이 방염처리업자의 요청을 받아 그 방염처리능력을 평가하여 공시할 수 있도록 하며, 소방시설업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운영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소방자동차의 접근을 용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행법상 주차금지 장소로 규정되어 있는 소방관련 시설을 주차·정차 금지구역으로 변경하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장이 속한 건축물 주변을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소방 관련 시설 및 다중이용업소 주변의 주차·정차 관리를 강화하여 만일의 화재 발생 시 소방자동차의 접근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번 소방안전 관련 개정안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대형 화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으로, 소방기본법과 소방시설공사업법의 개정안은 2016년 11월 발의되어 올 초까지 계류되어 있었으며,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발의되었으나 진행되고 있지 않다가 지난 1월 10일 각각상임위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 바 있다.

김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