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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전통을 이어 가겠습니다”

“봉사의 전통을 이어 가겠습니다”

  • 기자명 김태윤 기자
  • 입력 2018.05.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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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시설공단 서울어린이대공원 박용근 주임

▲ 박용근 주임
각자 있는 곳에서 전기, 가스, 수도, 건축, 토목, 소방, 기계 등등의 전문가들이 흩어져 있다가 한 곳에서 집을 짓기 시작한다면? 그것도 재정여건이 열악한 나라에 찾아가 재능을 기부해 집을 짓고, 낡은 건물의 개․보수에 나선다면? 높은 수준의 건물 뿐 아니라 이들의 아름다운 마음까지 선물 받는 귀한 일일 것이다. 서울시설공단의 봉사활동이 바로 이러하다.

서울시설공단의 봉사활동은 광범위하다. 매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빈민가를 찾아 각자의 재능을 모아 학교를 짓기도 하고 의료시설, 화장실 등 기타 여러 필요한 시설의 신축·보수에 나선다. 또 매년 호주머니를 털어 연말에 구호물품을 보내는가 하면 무료급식, 연탄배달 등 이들이 하고 있는 봉사활동은 드러나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이 모든 것이 공단 내에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자생적인 활동들이다.

박용근 주임은 “좋은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봉사에 참여하면서 ‘참 맛’을 알게 되었고, 각자가 가진 재능들이 모여 멋진 결과를 만든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지금 제가하고 있는 봉사활동은 선배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배워서 봉사의 좋은 전통을 후배들에게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박 주임은 공단의 직원들과 짬짬이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독거노인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담당인 전기배선과 간단한 보수에 나서는 한편, 무료급식, 연탄배달, 도시락배달 등 크고작은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기자를 만난 날도 박용근 주임은 따뜻한 봉사를 나누는 중이었다.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탑골공원 주변 노숙인과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하는 곳이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원각사. 매일 적게는 150명, 많게는 3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 곳에서 식사를 하고 간다. 이 날 박 주임은 2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노숙인들의 밥과 국을 퍼주며 땀을 흘렸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봉사의 기쁨을 누리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 박용근 주임(좌측 두번째)이 탑골 원각사 노인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공단 선배들로부터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함께 봉사를 했습니다. 그 영향인지 저 또한 덕(德)을 베풀고 살면 제 주변에도 그 덕이 전해질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습니다.”

박 주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혼자 사시는 할머니 집에서 수도꼭지와 전기를 수리하던 일이라고 한다.
“30분정도 수리가 끝나고 왔는데 할머니께서 밥상을 차려 주시더라구요. 너무 고마워서 주는 것이니 사양하지 말아달라고…. 식사를 하는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이 날 이후 더 열심히 봉사에 참여하게 됐죠.”

실제로 박용근 주임의 ‘오지랖’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어렸을 때 가족에게는 찬밥을 줄 지어언정 거지들에게 따뜻한 밥을 주시고 스님들의 공양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것을 주시는 모습을 보고 자란 그에게는 이 같은 활동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는 부인과 이제 100일된 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다. 연애시절 함께 다니며 부인은 설거지 봉사, 식사 봉사 등을, 박 주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기와 수도 연결하는 재능기부를 했던 행복한 기억이 있어 꼭 아들이 크면 함께 하며 기쁨을 느끼고 싶다고 말한다.

박용근 주임은 현재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에 재학 중인 소방가족이다.

“저에게는 대학을 가지 못한 ‘한(恨)’이 있습니다. 사실 공부를 못하던 것도 아니고 상황이 좋지 않아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 못하면 정말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 주임은 졸업 후에 사회문화계열 대학원에 진학해 못다한 공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계획이다.

“소방이라는 학문은 처음에는 가까이 있는 것이기에 낯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분야별로 공부할 것도 많고 학문적 깊이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깊었습니다. 현재 함께 공부하는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소방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밝은 세상을 만드는 지론을 당당히 밝힌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상대방의 간절한 마음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그 말을 듣고 해 줄 수 있다면 내가 해주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서로 상대방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언젠가는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웃으며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좋은 세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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