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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소방자체점검 제도, 책임과 권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이원희 (한경대 교수, 차기 한국행정학회 회장)
이원희 교수  |  soban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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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5  12: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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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교수
화재는 한 번의 사고로 큰 피해를 유발한다. 그래서 대응이나 복구보다 예방과 대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예방과 대비의 책임을 질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는 정부와 시장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때는 소방조사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직접 수행하기도 했으나, 신공법 및 건축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건축물이 대규모화, 고층화, 심층화되는 등 양적 질적으로 증가됨에 따라 정부는 지난 93년도부터 소방시설관리사를 선발하고 건축물의 소방점검을 민간에 위임하여 전문인력과 기술력, 점검장비를 갖춘 소방시설점검업이 활성화 되었다. 2018년 기준 소방시설관리업은 900개이며, 소방시설관리사의 자격을 가지고 안전점검을 수행하는 주인력 1,136명, 기타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면서 소방시설관리사를 보조하는 보조인력 5,076명이 종사하고 있다. 소방시설관리업을 하기 위해서는 1인 이상의 소방시설관리가 그리고 2인 이상의 보조인력이 필요하다는 등록 조건을 생각하면 거의 1개 점검업체에 소방시설관리사 1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소방안전의 예방과 대비와 관련하여 정부는 화재안전기준이 정하는 기준을 결정하고 시장은 이에 따라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화재 시 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평상시 유지관리 하도록 하였다. 즉 정부 강제 원칙에서 민간 자율책임으로 전환되어 소위 시장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체제가 되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가? 현행 법제의 정신을 읽어보면 건물 소유자가 보고를 하도록 하여 1차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소유자가 건물에 일상적으로 있는 것도 아니고 소방 관련 전문지식도 없다. 그래서 소방안전관리자를 별도로 지정하여 사전에 안전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자격증을 소지는 하고 있으나, 다른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고 권한이 없이 때문에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사고가 나면 책임을 져야 한다. 권한과 역할이 불일치하는 사례가 된다.

그래서 전문성을 가진 중요한 역할이 소방안전관리사와 소방관리업체에게 주어져 있다. 그러나 기대하는 전문성이 시장의 계약 관계 때문에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소방시설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일상적으로 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엘리베이트는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매월 점검을 하고 건물 관계인들이 비용을 지불한다. 그러나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다보니 일상적 점검이 비용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체제에 적합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소방안전관리자의 일상적 관심과 소방시설관리사의 일상적 점검이 조화를 이루는 접점도 찾아야 한다. 역할의 대치가 아니라 분업과 보완의 관계를 설계해야 한다.

이제 소방 점검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단추는 소방시설관리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국가의 기능을 대행하는 공익성이 존중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건물주와 점검업체가 직접 만나서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갑과 을을 종속관게가 형성되어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다. 사적인 계약의 영역이 아니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공영제라는 단어가 오해를 유발하여 점검업체들이 반대하고 있으나, 공적인 책임을 강화한다는 논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는 이러한 공공성의 확대에 따라 점검업체의 등급화도 필요하다. 이제 점검업체는 초기 시작 단계를 지나 발전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업체 간의 능력 차이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고 이에 적합한 질서를 설계해야 한다. 무한 경쟁이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고 업체들 간의 상처만 내고 있다. 전문과 일반으로 업체를 등급화하여 시장의 판단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한 번의 사고로 피해가 크다는 이유로 처벌이 매우 강력하다. 허위나 거짓 보고를 하면 1차 경고, 2차 영업정지, 3차 등록 취소라는 강력한 조치를 가지고 있다. 조그마한 보고 기록의 실수와 직접 점검하지 않은 허위 점검이 같은 비중으로 처벌을 받는다. 허위와 거짓의 개념을 세분화하여 실수의 경중을 구분하고 벌점제로 관리하는 것도 방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장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영업정지에 대치하는 과징금을 활성화하는 것도 방안이다.

넷째, 시장은 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민안전대진단, 자체점검의 다양한 지적 사항들은 안전과 관련한 중요한 자료를 담고 있다. 이런 자료를 모아서 정보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정책을 개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의 기법을 활용한다는 개념이나 4차 산업시대의 새로운 소방의 위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소방안전점검과 관련하여 전문성과 객관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과학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관심 제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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