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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분을 들고 나온 신하

빈 화분을 들고 나온 신하

  • 기자명 안병국 회장
  • 입력 2012.05.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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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 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로마서 5:12)
 

예전에 한 임금님과 그 앞에 많은 신하들이 있습니다.

어전에서 임금님이 한 말씀을 하시면, 많은 신하들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며 머리를 조아립 니다.물론, 궁중의 법도가 그렇게 이어져 내려왔기에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유독, 백성들을 향하여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이 임금님은 신하들과 마음을 터 놓고 나랏일을 의논하고 백성들의 마음도 살피고 싶지만, 도대체 신하들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 지 알 길이 없습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은 마음속은 알 수가 없다는 옛말도 있고, 또한, 임금과 신하라는 신분의 차이가 마음의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다들 겉으로 보기 에는 임금님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충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가문의 영달을 꿈꾸고 있는 지, 정말 임금님과 같은 마음으로 백성들을 생각하고 나랏일을 걱정하는 지 알 길이 없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들 중에 누가 진실한 마음을 갖고 있을까? 저들 중에 정말로 마음이 진실한 신하가 있다면, 임금님은 더 이상 외롭지도 않고,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께 한가지 지혜가 떠올랐습니다.

임금님이 신하들이 알지 못하도록 꽃씨를 볶은 후에 신하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제 머지 않아 아름다운 꽃들이 필 터인데, 내가 각 사람에게 이 꽃씨를 나누어 줄 터이니, 아름다운 꽃을 피워서 화분에 가지고 오라.

제일 아름다운 꽃을 피운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노라. 모든 신하들이 꽃씨를 받아 가지고 집에 돌아가서 거름도 주고 물도 주고,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났는 데도 새싹도 안올라 오는 것입니다. 왜, 싹이 안 올라오지. 이러면, 안되는 데. 그런데, 다른 신하를 보니, 이미 새싹이 올라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임금님께 받은 꽃씨 말고, 다른 꽃씨를 가져다가 심었더니, 새싹도 올라오고 아름다운 꽃이 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얼마 후에, 모든 신하들이 자기가 꽃 피운 화분을 들고, 임금님 앞에 섰습니다. 그런데, 유독 한 신하만, 풀이 죽은 체, 빈 화분을 들고 서 있는 것입니다.

임금님이 그 신하에게 '그대는 어찌하여 꽃을 피우지 못했는 고' 하고 물었습니다. 그 신하는 임금님 앞에 부복 하고 "폐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죽여 주십시요" 하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임금님께서 그 신하에게 다가오셔서 그를 일으키셨습니다.

 "일어나라, 그대야 말로 마음이 진실한 나의 충성 스런 신하구나." 그리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대들에게 볶은 꽃씨를 나누어 주었 거늘 무슨 재주로 그대들은 아름다운 꽃을 피웠단 말인고".

다른 모든 신하들은 부끄러워 몸들 바를 몰랐습니다. 계속해서, 거름도 주고, 물도 주었지만, 꽃이 피지 않아 걱정하면서 빈 화분을 들고 나온 그 신하는 임금으로부터 큰 상을 받고, 중용이 되어서 임금님과 마음을 나누며, 중요한 나랏일을 상의하는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 아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가 죄인이 되었고, 죄인이기에 죄를 지을 수 밖에 없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이르렀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꽃씨가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생명이 죽어 버린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는 볶은 꽃씨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본 적이 없어서 자신으로 말미암아 아름다운 꽃을 피워보려고 합니다.

임금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꽃을 피운 화분을 들고 나온 모든 신하들이 거짓된 것처럼, 자신으로 말미암아 선을 행하려고 하고, 행했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거짓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꽃 정말로 잘 피웠네요. 아름답네요, 하고 칭찬을 들을 찌라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 한 분외에는 선한 이가 없고, 그 마음이 만물보다 거짓되고 부패한 인간은 선을 행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꽃을 피워 보려고 해도, 나는 안되는 구나. 그래서, 임금님 앞에서 긍휼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면, 나는 죽을 수 밖에 없구나 하는 마음으로, 빈 화분을 들고 나올 때, 긍휼히 여김을 받는 세계, 이것이 바로 은혜의 세계인 것입니다.

안 병 국 ㈜ 안국 E & 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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