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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안전한 나라'구축 우려

아이러니한 '안전한 나라'구축 우려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3.07.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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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입만 열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대해 언급한다.

정부가 안고 있는 많은 업무 가운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우선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매우 당연한 말이다. 때문에 부처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안전행정부는 글자 그대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의 정부부서이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임에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소방방재청은 나름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누구보다 선두에 나서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재난과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소방방재청의 주 임무인 것은 또한 확실한 사실이다.

산림청은 산림청 나름대로 자신들이 국가재산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음을 주장한다. 각종 산불 등으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지키면서 혹시나 모를 국민들의 생명을 산림 쪽에서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해양경찰 쪽에서도 마찬가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자신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단체 나름대로 자신들이야 말로 지역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주역(主役)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청의 입장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자신들이 앞장서 있다고 말한다.

모두의 입장이 다 일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이얼령 비얼령' 즉 '귀에 걸어도 좋고, 코에 걸어도 그럴듯한' 이야기 이기 때문에 각 부처의 주장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듯 하지만 실제적인 업무처리에 있어서는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잘 될 때에는 모두가 공로자 임을 내세우면서도 일이 꼬이고 잘 못 됐을 때에는 그 책임에서 철저히 면책 받으려는 속내가 저변에 깔려 있다.

특히 이익과 이권이 개입되는 경우에는 이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으려는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사 분란한 행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이것을 안타깝지만 보고 있다. 예컨대 재난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부처마다 자기들이 주인공인양 앞서고 다투는 사태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협력보다는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방계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이에 걸 맞는 종합적인 대책과 함께 원활한 교통정리가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부처간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자신들이 전문화시킬 수 있는 부문은 나름대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지혜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올 해에는 기상이변과 함께 폭우, 태풍 등 천재지변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어떠한 재난이 닥칠지 우려되는 바가 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재난에 대비한 부처 간의 업무중복과 마찰, 비효율적 요소가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언제나 재난(災難)현장은 소방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희석시키게 된다면 그나마 그동안 애써 소방방재청이 안전불감증(安全不感症)을 없애기 위한 각고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자칫 소방은 없는 경찰의 범죄안전이 판치게 되는 안전행정부 산하의 '양 대축' 구축이 아닌 '저는 발' 형태의 '안전'한 나라 구축이 될까 우리는 우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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