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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소방이 ‘개똥구리’ 신세냐?”

[발행인칼럼] “소방이 ‘개똥구리’ 신세냐?”

  • 기자명 김현숙 발행인
  • 입력 2014.08.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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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 해로서 17년 동안 소방신문의 발행인으로서 소방을 지켜보며 지냈다. 어떤 때는 행정자치부(종전)의 일개 국으로서 천덕꾸러기 대우를 받기도 했고, 그러다가 지난 2004년에는 독립된 기구는 비록 아니었지만 소방방재청이라는 명칭으로 행정자치부에서 떨어져 나오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다시 말해 셋방살이 신세에서 온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흑벽돌집이라도 들어가 내 집인양 살 수 있게 됐던 것이다. 소방신문을 비롯하여 많은 소방인들의 꿈이 있었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독립된 ‘소방청’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세월호 사고 이 후 이 같은 소박한 꿈마저 허공으로 날아가 버릴 처지에 놓이게 됐으니 17년을 지켜본 필자로서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개똥벌레는 자기가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작은 마른 풀들을 이리저리 굴리며 사는 동물이다. 너무나 신기하여 어릴적 해가 서편으로 기우는 것조차 잊어버리며 그 개똥벌레를 신기하게 쳐다본 적이 많았다. 오늘의 소방을 보면서 바로 그 개똥벌레가 불현듯 생각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를 비롯하여 힘있는 여러 세력들이 기회만 있으면 소방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데서 출원된 상상의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소방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그야말로 엄숙하며 대단한 일을, 그것도 희생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소방조직은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수고하고 함께 고생하며 함께 웃음과 슬픔을 나누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소방인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공간인 셈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사태를 보면 늘 소방은 찬밥신세였고, 경우에 따라서는 땜질식으로 순간순간을 메꿔나가야 하는 개혁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 후 국가안전처를 만든다는 것은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소방방재청의 폐지 문제 운운 하는 것은 도저히 참기 어려운 ‘졸속 처사’ 임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심한 표현을 쓴다면 분개의 대상인 것이다. 소방은 그렇게 취급해서도 안되며, 그렇게 취급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 왜냐하면 그동안 소방인들과 그들의 가족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것이 너무나 많고, 고귀하기 때문이다.

소방은 분명히 독립된 하나의 기구로 승격되어야 한다. 이것은 소방신문이나 소방가족들의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이 나라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세인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만이 안전한 대한민국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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