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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 밥상 다 차려 놓으니 ‘숟가락’

[데스크진단] 밥상 다 차려 놓으니 ‘숟가락’

  • 기자명 김태윤 취재부장
  • 입력 2014.11.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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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교육안전종합대책 진정성 의문

밥상을 다 차려놓기까지 모습조차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남들이 다 차려놓은 밥상 앞에 수저를 들고 먼저 앉는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옛 속담에 멍석은 누가 펴고, 엉뚱한 사람들이 멍석에서 굿 잔치를 한다는 말도 있다.

교육부(장관 황우여)는 지난 11일 ‘교육분야 안전종합대책’을 굉장한 계획인양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면서 왠지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시점에, 다시 말하면 20일 출범하는 국민안전처의 역사적 발족에 앞서 서둘러 종합대책이라는 이름으로 교육분야 안전 운운하며 대국민 자료를 낸 것 자체가 이상하게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남의 집 잔칫날을 목전에 두고 엉뚱한 훼방을 놓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사고 이 후 국가적인 엄청난 사명과 각오아래 직제개편이라는 대수술 과정까지 거치며 20일자로 출범하는 것이다. 이 국민안전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역사의 한 축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교육분야의 안전종합대책은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지만 이것들은 그동안 교육부가 해오던 여러 가지 일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고 새로 포장한 것들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한다면 새로 출범한 국민안전처가 해야 할 거대한 임무 가운데 한 축에 불과한 것이 바로 교육부의 종합대책내용이다.

이처럼 교육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한다면 신설된 국민안전처와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머리 맞대고 수정과 보완과정을 거쳐 완벽한 대책을 내놓아야 그것이 바로 종합대책이 될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한 집안에 목소리 큰, 자기 주장만을 내세운 사람들이 여럿 있다면 그 집안은 우리들이 말하는 소위 ‘콩가루 집안’이다. 소방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 안전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번 교육부의 종합대책을 들으면서 부처별 밥그릇 싸움, 기득권을 노리는 부처 간 이기주의의 또 다른 등장이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해야 할 과제 가운데 큰 축은 제도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안전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감독하는 일이 두 번째 일 것이며, 세 번째는 교육을 통한 대국민 자세 바로세우기 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약삭빠르게 교육분야 안전대책이라는 명목으로 대국민 담화 비슷한 것을 발표한 것은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던 교육분야의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것으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안전과 관련된 교육분야의 예산은 한 마디로 엄청날 것으로 추측된다. 바로 이 예산을 국민안전처보다는 교육부가 두 손에 거머쥐겠다는 속셈은 과연 없는 것일까?

교육부는 이 자료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학교안전시설의 개․보수, 위험도로 개선 등 하드웨어적인 투자는 물론 안전교육 강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일원화 등에 주력하라”는 대통령 뜻의 시행을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종합대책에 들어있는 내용 가운데 노후 시설 문제라든지 대학별 연구실 및 실험 시설에 대한 평가제 도입 등등은 사실상 국민안전처가 앞으로 계속적으로 스터디 해 나가야 할 부문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국무총리가 모든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국민안전처가 많은 전문가들과 기관들의 의견,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서 이루어낼 수 있는 크나큰 국가적 숙제요 과제라고 보여진다. 이러한 일을 교육부가 서둘러 종합대책이라고 발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지나치다는 생각도 든다.

어떻든 국민안전처의 출범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견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부의 각 부처가 안전이라는 큰 테마 안에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며 지혜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진단된다.

김태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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