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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사랑의 근본은 훈훈한 마음에서 비롯”소방을 사랑하는 사람 - 구암 남상해
김태윤 기자  |  whitecrow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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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9  14: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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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 남상해 前 서울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과의 면담약속 때문에 모처럼 찾아간 종로구 자하문 밖의 풍광은 너무나 좋았다. 비가 온 후라 그러하였는지 유난히 청명한 날씨에 곳곳에 핀 다양한 꽃들이 우리 일행을 반기는 듯 했다.
남상해 회장과의 면담은 오래 전부터 준비됐던 것이 아니다. 남 회장과의 대담을 위해 마련된 자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를 만나게 됐고,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소방신문은 그동안 소방인을 위한 진정한 도움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오던 차에 남상해 회장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다.
남 회장과 나눈 이야기를 가감없이 정리한다. <편집자 註>

초대석 - 남상해 전 서울시 의용소방대 회장((주)하림각 대표이사 회장)

대담 = 김현숙 발행인

   
 
김현숙 발행인 : 소방을 떠나신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때문에 회장님 동정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남상해 회장 : 하루도 온전하게 쉬지 못합니다. 본래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남들이 그냥 놔두지를 않는 것 같네요.(웃음)

김 : 소방인들에 대한 사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소방공무원들이 처리해야 할 일들이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을 회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국민안전이라는 거창한 이야기까지는 접어둔다 하더라도 국민과 시민과 주민의 삶과 관련된 수많은 일들이 소방공무원들의 어깨에 걸머지워 있는 것이 오늘의 상황입니다. 주변 환경들이 소방공무원들에게 위험요소를 가중시키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정책지원이나 국민들의 관심, 소방을 사랑하는 마음들은 뭐하나 제대로 개선되고 달라진 것이 없다는 느낌도 듭니다. 회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남 : 세월호 사고 이 후 국민안전이라는 말이 크게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만 돌이켜 보면 우리는 안전에 그리 큰 관심을 지니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제가 서울시 의용소방대장으로 있을 당시로 기억됩니다만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안전관련 회의에 참석을 했는데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안전에 대한 비상한 관심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소방의 위치를 생각하면서 얼굴이 붉어짐을 감출 수 없었지요. 그래도 국민안전처가 출범하고 국민들 대다수가 ‘이제는 안전이다’라는 의식만큼은 갖게 된 것이 매우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소방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안타까운 점들이 산적해 있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소방에 대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러다 보니 소방을 지탱하는 주변 환경 자체가 열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소방인들이 가장 명예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내 몸을 아낌없이 던져 지킨다는 일종의 사명감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도 어느 한 사람 ‘나를 지켜봐 달라’, ‘나에게 관심을 기울여 달라’, ‘이것을 지원해 달라’는 소방공무원들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사명과 명예스러움을 위해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그들을 무관심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김 : 저는 소방병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아시다시피 수많은 소방관들이 화재현장 또는 재난현장에서 귀중한 생명을 잃고 있으며 부상자로 따지자면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국방을 맡고 있는 군인에게는 군 병원이 있고,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에게는 경찰병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방병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를 역(逆)으로 풀이하면 군인이나 경찰에 비해 소방관을 비롯한 소방인들에 대한 관심이 이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놓고 누구하나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저희 소방신문은 창간 이후 17년 동안 소방인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소방병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러한 현실적 경험에 의한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남 : 옳으신 말씀입니다. 정작 소방병원이야 말로 소방에 절실한 곳인데 그 우선순위가 뒤 바뀐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안타까운 부분이지요. 하루라도 빨리 소방병원이 만들어지고 소방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 병원을 통해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말이 나온 김에 소방연구소이야기까지 해야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으로 달려가 불을 끈다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은 일로 생각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위험요소가 곳곳에 깔려있습니다. 대형화재사고가 도처에서 하루가 멀다 않게 일어나고 있으며, 때문에 예전과는 불 끄는 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2-30층짜리 건물은 즐비하고, 심지어 100층에 가까운 건물들도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지 않습니까? 다중시설은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재래식 장비나 소방시설을 갖고는 결코 진화할 수 없는 현장들인 것입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길은 딱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 하나는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소방에 투입하여 장비를 구입하거나 시설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해결방법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연구활동을 통한 소방기술의 향상과 장비개선입니다. 최첨단 기술이나 장비 개발은 연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재 소방은 제대로 정책이나 장비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시대는 첨단화 되어 가는데 소방에 대한 연구활동은 아직도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이지요.

김 : 앞서 말씀 드렸듯이 회장님의 근황에 관해서 꽤나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일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남 : 제가 대한노인회 종로지회장을 맡고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나이가 한두 살씩 먹어 가다보니 노인문제에 관심이 갈수록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한 삶은 노인들이 흘렸던 땀과 헌신의 결과라는 사실에 대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결국 노인에 대한 문제에 우리가 주목하며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는 요즘 노인청(廳)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 차원을 넘어선 정부차원의 부서창설 문제가 되겠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부조직개편 문제가 국회에서 본격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청주에 노인문제연구소와 교육장, 연수원 등의 설립을 추진 중에 있는데, 빠르면 6월 중에는 착공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 우리 소방신문이 ‘소방을 사랑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올 들어 강력히 천명하고 나서고 있습니다만 그러면서도 과연 누가, 어떻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라는 명제에 대한 정확한 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열심을 모으면서도 그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회장님께 조언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남 :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안입니다만 사랑이라는 것은 마음에서부터 출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소방사랑도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되네요. 소방인들에게 그것도 외로움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과 싸우고 있는 소방관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소방 사랑은 훈훈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그들에게 어떻게 무엇을 쏟아부을까 하는 방법론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그들을 향한 마음부터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다음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우리는 입을 통해 많은 일들을 합니다. 입으로 못 이루는 일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실천이라는 것이 없이는 진정한 사랑의 열매는 맺어질 수 없는 것이지요. 저 역시 소방신문이 천명하고 있는 ‘소방사랑’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정리 = 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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