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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의 기적

5분의 기적

  • 기자명 최유미 대원
  • 입력 2015.07.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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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감염

눈물나도록 출동이 많은 오늘 야간근무, 귀소해서 휴식하려는 사이 출동 소리가 들린다. "구급출동, 구급출동 홍은 여섯 구급출동 하세요" 오 마이 갓!

메르스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 구급대원으로 일한다는게 사실 무서우면서도 더 조심스러운게 사실, 나는 환자 증상이 호흡곤란이란 지령에 N95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후 출동에 임했다.

지령서에 환자의 주증상은 위통과 호흡곤란이라 써있었고 출동중 의료지도를 하고있다는 센터 지령을 받고 출동중에 전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의료지도팀에서는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으며 메르스에 관한 언급 등은 없었다.

그렇게 도착한 현장, 구급차가 도착하자마자 환자(남/64세)는 헉헉거리며 숨쉬기가 힘들어 보였고 보호자는 급해보였다. 얼마나 마음이 급하셨으면 집 앞에 나와 계셨던 상황. 구급차가 도착하자마자 구급차에 바로 타셨다. 즉시 산소포화도를 측정해본 결과 96%로 정상 범위에는 속했으나 환자의 분당 호흡수가 34회로 정상이 12~20회 사이인 것으로 본다면 굉장히 호흡수가 빠른 상태였다. 다행히 혈압이나 맥박은 괜찮은 상황.

즉시 구급차에 태워서 마스크로 산소 공급 및 심장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전도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다행히 심전도는 정상 리듬 소견을 보이는 상태. 환자의 호흡곤란 증상에 대한 병력청취를 여러 번 시도했으나 환자 숨쉬기가 힘들어 대답하는것 조차 힘든 상태였고 보호자에게 환자의 병력이나 발생 시간, 발생 상황들을 물었으나 잘 모르는 상태였다. 그렇게 약 13분의 시간이 흘러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도 메르스 관련으로 선별진료소가 운영 중이었고, 도착 시 체온을 측정 후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려는 그때! 갑자기 구급차에서 안하던 기침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뭔가 모를 이 찜찜함. 선별 진료사 간호사님에 의해 우리는 앞에서 대기하게 됐고 계속되는 병력청취로 6월 2일 메르스 발병이 많았던 병원에 병문안을 갔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슬픈 소식이…. 환자는 즉시 격리된 치료소로 들어갔다.

막상 메르스로 의심되는 환자를 준비 없이 이송하고 나니 뭔가 모를 찜찜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즉시 병원에서 차량소독에 임했고 귀소후 대원들 샤워 및 동향보고에 임했다. 어떻게 보니 9시간 자가 격리까지…. 결국은 음성이여서 다행이었다는 생각.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구급대원으로 드는 생각이 있다면, 처음에 무지에서 시작했던 공포감이 사람들의 입과 입을 타다 보니 정확한 사실보다는 자기가 믿고 싶은것만 믿게 되는 사람들의 심리상 '정서적 감염'이 커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각자 정확한 정보와 자기의 신념을 잊지 않고 손발 깨끗이 씻고 면역력 키우기에 노력한다면 메르스를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또한 구급대원으로서 이번 메르스 사태 및 자가 격리를 잠깐 겪어보니 앞으로도 더욱 개인 보호장구 착용 및 감염방지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빨리 사태가 가라앉고 경제가 활성화되어 걱정 없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

대한민국 화이팅!

서대문소방서 홍은119안전센터 구급대 최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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