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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돋게하는 일본인들의 '질서'

소름돋게하는 일본인들의 '질서'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6.05.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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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악이 모두 나의 스승(善惡而皆吾師)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지진이 생뚱맞은 일은 결코 아니지만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를 낸다는 의미에서 보면 결국은 불행일 수 밖에 없다. 이를 지켜보는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도 일본의 불행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최근 일본 규슈지역의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50여명의 사망자와 수 천명의부상자들이 나왔다.

이와 비슷한 시점에 남미의 에콰도르에서는 더 심각한 지진이 발생하여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그런데 일본의 지진현장에서 전해지는 TV중계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일본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저렇듯 질서를 지킬 수 있을까하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솔직히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까지 한다. 비단 이번의 경우에만 일본인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훈련된 질서의식을 세계 곳곳에 보여준 바 있다. 잠자리가 부족하고 물이 턱없이 모자라며 더욱이 먹을 만한 음식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들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길게 늘어선 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새치기'를 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불평 한마디 하는 사람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장면은 피해자 모두가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밥 한 끼, 빵 한 조각을 받으면서 고개를 숙여 이를 제공한 시와 정부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있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러한 상황이 주어졌었다면 어떠한 모습을 보였을까? 모르긴 해도 질서는 커녕 여기저기서 불평과 불만, 심지어는 욕설까지 난무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까?

또한 내가 먼저 먹을 것을 차지하겠다고 극도의 무질서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을까? 내가 좀 더 나이가 들어 늙었으니 나부터 먼저 먹을 것을 받아야 되겠다고 큰 소리를 치지는 않았을까? 줄서기는커녕 이 사람 저사람 모두가 뒤엉켜서 엉망진창의 모습을 또한 보이지는 않았을런지….그 동안 우리는 일본인들과는 전혀 다른 어찌 보면 추하고 망신스러운 모습들을 수 없이 보여왔다.

다행히 우리는 천재지변 가운데 지진은 아직까지 크게 일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런저런 재해는 수없이 겪은 바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보여준 모습은 어떠했는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엊그제 지냈다. 그 참사가 이루어진 이후 정부당국이나 피해자 그리고 국민들이 보여준 모습은 오늘날 일본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남미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지진의 현장 모습만 해도 일본과는 차이가 많다. 그 곳에서는 질서가 붕괴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이다. 감옥소에 수감됐던 범죄자들 수 백여명이 탈출하는가 하면 피해현장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난무하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영상을 통해 여과없이 들여다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 후 안전교육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냉정한 시각으로 보면 똑같은 형태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은 그대로 남겨져 있다. 도루아미타불식 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고질적인 '냄비근성' 때문이라고 할지, 세월호 사고가 난 직 후 정부나 국민 모두가 입을 열어 안전을 강조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보도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국내 여객선의 선령(船齡)이 20-30년 이상된 폐선 직전의 선박이 80%선에 육박한다고 하며, 특히소형 어선의 경우 바다낚시꾼 등을 탑승시키는 과정에서 승선명단을 작성하지 않거나 아예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선장을 비롯한 근무자들의 음주가 상용화 되어있다는 보도이다.

음주운전이 문제가 아니라 음주상태에서 바다에서 배를 몰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고와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렇게 해서 사고가 난다면 또한 어떠한 반응들을 보일 것인가? 일본인들이 질서를 그토록 잘 지키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어린 아이 때부터 철저한 교육이 선행되기 때문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훈련도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전 준비가 어떠한 상황에서든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안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입으로 수없이 안전을 이야기하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는데는 부족하다.일본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그냥 넘겨버려서는 안된다. 정부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진지하게 성찰해볼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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