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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어리석은 사람들

[기자의 눈] 어리석은 사람들

  • 기자명 김태윤 기자
  • 입력 2016.06.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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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중에 ‘버스 지나간 후에 손 흔들기’라는 말이 있다. 또 사람 죽은 후에 약에 대한 처방을 내린다는 뜻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 모두가 어리석음과 지혜롭지 못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안전사고와 사고 이후 들썩이고 있는 정부 및 관계기관의 잇따른 대국민 약속과 처방을 지켜보노라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속담들이 연상된다.

얼마 전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가스폭발 사고로 인부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정부 관련부처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안전대책을 내놓고 있다. 전수조사, 담당자 문책 및 인사조치, 공사장 안전메뉴얼 정비 등 나름의 재발방지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국무총리, 국민안전처 장관, 도지사, 관계기관 대표 등이 현장을 VIP자격으로 참석하여 현황을 둘러보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과 국민들의 마음은 결코 편치 않았다. 왜냐하면 늘 사고 후에는 있어왔던 관습적인 행보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VIP들의 현장방문이 극히 형식적이며 이를 통해 뭐하나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나오는 말이 사후약방문이고 버스지나간 다음에 손을 드는 것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들인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차라리 그냥 있으면 예산이라도 절약할터인데…”라며 혀를 차기도 한다.

일련의 안전사고를 지켜보면 바로 이것이 ‘갑질’이라는 느낌까지 든다. 왜냐하면 지하철 사고나 건설공사 현장에서의 사상자들 모두가 하청공장과 일용직 인부들이라는 것이 이 같은 생각을 들게한다. 자기 직원, 자기 자식, 자기 친척이라고 한다면 과연 이 같은 열악하고 안전에 무방비인 상황에 그들을 내 팽개쳐 둘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바로 ‘갑질’을 하고 있는 힘 있는 자들의 몫이다.

정부와 관계 기관,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이제 이 문제를 놓고 깊이 반성하고 되새겨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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