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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용소방대와 16살 소녀이야기

의용소방대와 16살 소녀이야기

  • 기자명 김태윤기자
  • 입력 2016.10.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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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소방서 오포읍 의용소방대, 16살 소녀가장의 딱한사정 듣고 2시간여 동안 집기정리와 집청소, 재활용 폐기물처리 등 이사할 수 있는 환경조성 소화기 전달하며 화재예방 당부도…

최근 광주 의용소방대(대장 안경근)에 제보가 들어 왔다. 관내에 16살 소녀가장이 있는데 그녀의 사정이 너무나 딱해 좀 도와줄 수 없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광주 북부 행복나눔센터. 그녀가 아주 어린 시절 부모들은 이혼했고, 강원도 철원에서 조부모슬하에서 성장했고,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 중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성장하여 아버지를 따라 경기도 광주로 이전하게 됐는 데 그 아버지마저 췌장암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그 소녀가 실질적으로 가장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법적 대리인은 막내 삼촌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특별한 사정 때문에 광주소재 거주지를 타지로 옮겨야 할 입장에 처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이사문제를 놓고 집주인과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제보였다.

돌아가신 아버지 이름으로 4,000만원에 해당 주택을 전세로 입주하고 있었는데 집 주인의 주장은 나가려면 모든 가구를 다 처리한 후에야 나가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어린 16살짜리 소녀로서는 이 일을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이러한 딱한 사정이 광주 의용소방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광주 의용소방대는 즉각 오포읍 의용소방대 중심으로  팀을 꾸려 현장에서 그 소녀를 돕게 됐다.

동원된 인원은 안경근 광주의용소방대 연합회장을 비롯, 오포읍 남·여 의용소방대원 10명. 남자대원들은 무거운 가구 등을 밖으로 실어냈고, 여성대원들은 살림살이를 정성스레 정리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옮길 것은 옮길 채비를 끝냈다.

걸린 시간만 2시간이 넘었다. 일을 끝마친 후 안경근 대장은 "어린 소녀의 딱한 사정도 우리의 가슴을 짠하게 했지만 그것보다 유족 연금 월 20만원으로 앞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가 더욱 가슴을 아리게 했다"면서 "저희 의용소방대가 해야 할 숙제와 과제가 돌아보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절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용소방대답게 소화기를 전달하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16살 우모 양은 "혼자 하기엔 경험도 없고 너무 막막해서 어찌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학업도 다시 이어가며 도와주신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라며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광주 오포읍의 소대는 이외에도 주민자치센터를 다니며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119수호천사 CPR일반 교육 등을 통한 안전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벌집제거 활동, 목욕봉사, 무료 이·미용 재능기부 등 각종 봉사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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