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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소방 제복을 벗으며...하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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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3  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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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10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지 않은 세월임을 의미하는 우리의 속담이다.
막 태어난 아기가 10년 후면 초등학생이 되고, 또 10년 지나면 청년이 되고, 장년의 모습, 중년의 모습, 노년의 모습으로 변하는 10년이란 세월은 우리네 인간에게는 그러한 의미가 있는 기간인 듯하다.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에 태어나 중학교에 입학과 같이했던 교복을 입으면서 나의 운명적인 제복과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학창시절을 풍미했던 교복을 벗으면서 다시는 틀에 얽매인 제복을 입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였으나 육군 부사관으로 입대하여 군복을 입고 최전방 철책을 지켰다.

또한 우연한 기회에 소방에 입문하여 또 한 번의 제복과의 만남이 시작되어 운명처럼 여겼던 시간을 이제 마무리하여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서울특별시 소방공무원으로 시작하여 각종 재난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온 나는 길고도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하여야 하고 이제는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꿈처럼 흘렀던 과거를 회상해 본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성수대교 붕괴 현장을 직접 뛰었으며 삼풍백화점 붕괴 시 여러 날을 밤낮을 잊고 건물더미를 파헤쳤고 소방방재청 상황실에 근무하면서 구미 불산 누출사고,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세월호 사고 등의 긴박하고 참담했던 순간의 중압감은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한 현장에서 맨손으로 잿더미를 뒤지고 훼손된 시신을 부위별로 나누어 수습하여 짜 맞추던 기억도 그렇지만 가장 끔찍하고 잊어버리고 싶은 아픔은 목전에서 희생되는 동료들의 주검을 무력하게 지켜봐야했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장 최근의 일로 2016년 12월 LPG 차량 화재현장에서 순식간에 덮쳐온 화염으로 동료대원 8명과 함께 화상을 입었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생생히 남아 또 하나의 심리적 압박으로 자리하고 있다.

소방관으로서의 첫 발을 디뎠던 때 장비가 낡아서 해어지면 몇 번이고 수선해 반복해서 사용하여야 했고 전문적인 차량정비 체계가 없어서 타이어도 직접 갈고 엔진 수리도 직접 했던 그러한 시절이 그저 꿈같이 흘렀다.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는 마당에서 아쉬움도 많고 더 하고 싶었던 일도 많이 있으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전 국민이 누구나 우수하고 훌륭한 소방 서비스를 공평하게 누리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아직도 부족한 시민의식에 대하여는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는 세월호나 제천화재와 같은 끔찍한 재앙이 이 땅에서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도 소방을 떠나는 입장에서 강한 자긍심과 철저한 책임의식으로 무장한 후배 소방대원들이 있기에 든든한 마음으로 길고 긴 공직생활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 소방이여 영원하라!

하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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