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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소방인 안전(安全)도 국민안전이다

[발행인칼럼] 소방인 안전(安全)도 국민안전이다

  • 기자명 김현숙 발행인
  • 입력 2014.11.0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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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소방방재청의 국민안전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1조원 넘게 책정 했다는 것은 우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진정성이 얼마나 깊은가에 달려있다는 것이 우리 소방신문의 생각이다. 세월호 사고이후 국민들의 여론이 비등하여짐에 따라 눈가림식으로 편성한 얄팍한 정책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이다.

빵 한 조각을 나누어 먹더라도, 콩 반쪽을 나누어 먹더라도 그 진정성이 명확하고 진실할 때에는 그 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감동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것이 세상의 이치이며 공동체 속에서의 가치 있는 삶의 모습인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국민 안전의 피켓을 하늘높이 치어든다고 해서 그것이 감동을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월호 사고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또한 슬픔에 잠기게 했다. 더불어 그동안 소홀했던 안전(安全)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일깨워주는 결정적 계기를 부여한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정부가 내년도 소방방재청 소관 국민안전 예산을 1조원 넘게 늘려 책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웬지 씁스레한 느낌을 지을 수 없다. 씁쓸함의 근거는 대략 이러한 것이다.

국민 안전도 물론 중요하고 정부가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고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지만 포괄적 개념의 국민 가운데 소방(消防)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흐리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국민 안전의 최일선에 서있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들도 국민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한 사람들일 것이고,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들도 중요한 국민의 한사람들이다. 이런 맹락에서보면 소방공무원들이야말로 국민 안전에 가장 선두에서 위험한 상황에서도 몸을 도사리지 않는 국민들이라고 생각한다. 소방공무원들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풀섶을 지고라도 불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자신들의 몸을 돌보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희생정신으로 버티고 있는 대표적인 국민 집단이다. 이번 정부의 소방방재청소관 국민안전 예산가운데 소방인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줄뿐이다. 즉 소방인들의 노후장비 교체를 위해 올해의 945억보다 55억원을 늘린 1,0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로서도 짜여진 재정규모가 있고 또한 허락하는 우선 순위가 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도 인지하고있다. 그러나 국민안전예산이라는 명목으로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선포할 입장이라면 그 가운데 상당한 부분을 소방공무원들을 배려한 예산으로 편성 했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낡은 소방 장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문제 역시 아주 오래전부터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 가운데 하나이다. 정부 당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의 개선을 선포하고 있지만 정작 실행된 적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내년도 국민안전예산 가운데 소방인들을 위해 1천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 예산 규모는 올해의 소방방재청 소관 소방예산 945억원보다 겨우 55억원을 늘려 1천억원으로 조정하면서 마치 1천억원을 새로이 지원하는것처럼 확대 발표하는것은 아닌가?

착한 우리 국민들이나 소방공무원 그리고 그 가족들은 그 진실한 내막을 소상히 알 수가 없는 입장이다. 과연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의도적인 뻥튀기식 모습의 진면목은 아닐까? 거기에다 온갖 생색과 자와자찬까지 곁들이고 있는 모습이여서 우리를 정말 슬프게 만든다. 이왕지사 정부가 소방공무원 복지와 장비교체 등을 거론하려면 신규로 1천억원을 더하여 추가 배정했다면 어느 정도 예쁘게 보아 넘길 수 있는 일이겠지만 고작 쥐꼬리만한 금액을 보태 1천 억원으로 짝을 맞추며 마치 1천 억을 새로 지원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국민과 소방인들을 우롱하는 처사는 과연 아닌가?

세상적으로볼때 1천억원이라는 돈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본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금액이다. 평생을 만져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걸머지고 가라고해도 몸을 지탱할 수 없을 만큼 무지무지한 돈이기도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보면 부정 축재자들이나 탈법자들이 저지르고 있는 비자금들의 규모가 수십조, 수백조원에 이른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1천억은 그렇게 큰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왕지사 정부가 소방인들의 처우와 장비문제를 거론하면서 1,000억원 지원 운운하려면 이정도의 예산은 충분히 배려해야 마땅한 것이 아니겠는가? 더더욱 국민안전의 원년을 이룩하겠다는 거대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내 보이려면 이정도의 비장한 각오와 실천, 결단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 소방신문과 많은 국민들
그리고 소방공무원, 소방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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