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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방 제3화] 글쓰기는 공포의 대상 아니다

[아름다운글방 제3화] 글쓰기는 공포의 대상 아니다

  • 기자명 박철희 주필
  • 입력 2014.11.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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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젖을 찾았잖습니까? 누가 가르쳐 줘서가 아니지요. 본성 때문인 겁니다.

글쓰기도 이와 똑같습니다. 인간은 태어나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말을 배우게 됩니다. 의사소통(疏通)을 위해 말이 꼭 필요한 때문인 것이지요. 자연스런 과정인 것입니다. 말과 글은 의사소통 방법이라는 점에선 동일한 속성을 지닙니다. 굳이 다른 점을 찾아본다면 말은 엄마의 젖을 빨 때부터 조금씩 배우고 익히는 것인 반면, 글은 대부분 체계적이며 집중적인 교육 과정을 거쳐 배우게 된다는 것 정도일 듯싶습니다.

문맹자(文盲者)가 아닌 이상 인간은 말 이외에 글을 통해 서로의 의사와 생각을 제 3자에게 전달합니다. 글을 잘 쓰고 잘 못 쓰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글쓰기란 인간의 자연스런 행위이자 삶의 일부인 것입니다. 뜻만 전달되면 되는 것이고, 여기에 다소의 테크닉이 가미(加味)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글을 쓴다는 것은 이렇듯 자연스런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言)을 글(語)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에게 전하는 행위가 바로 글쓰기인 것입니다.

‘글쓰기장전(章典)’이란 말이야 물론 어는 법전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글 쓸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글을 삐뚤어지게 쓰던, 휘갈겨 쓰던 모든 게 자유입니다. 물론 세금 내는 일도 아닙니다. 전혀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게 글인 겁니다.
그렇다고 글쓰기를 얕잡아 보라든지, 글 쓰는 사람들을 비하(卑下)하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분이나, 글쓰기를 예술행위로 승화시키고 계신 분들이라면 경우가 완전히 다릅니다. 좋은 글을 쓰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열을 그것에 바치고 계시겠습니까? 그 분들은 뼈를 깎는 자기와의 싸움, 극한의 외로움과 고통 등을 감내한 끝에 오늘의 명예와 지위를 거머쥔 분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분들과는 엄격히 구별되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다시 말하면 전혀 부담 없이 글을 써도 문제될 게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아마추어 ‘예비 글쟁이’들인 까닭에 특별한 구비조건 같은 것도 필요 없습니다. 명문대학에 좋은 가문(家門)출신 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얼굴이 최소한 탤런트 누구누구 정도는 돼야 한다는 조건도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꼭 지녀야 할 기본 소양 비슷한 필수 사항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용기’입니다.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자기신뢰와 좋은 글쓰기에 도전해 보겠다는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 같은 정신아래 펜을 든다면 바로 그 순간, 여러분은 글쓰기의 첫 관문을 통과하신 것입니다. 

아름다운 글방 훈장 박 철희(朴 哲喜)
<1972-1998,8 매일경제신문사 제직>
산업부 기자, 차장, 정치부장, 사회부장,
유통경제부장, 과학기술부장, 문화체육부장,
편집부국장, 주간매경 편집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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