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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정국과 국민안전처

메르스 정국과 국민안전처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5.08.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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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의도 국회 쪽에서는 입만 열면 '국민'이라는 말을 갖다 붙인다. 만만한 것이 '국민'이다. 되는 소리든 안 되는 소리든 무조건 '국민'이라는 글자만 가져다 붙이면 말이 되는 줄 아는 것 같다. 혹여 외국 사람들이 이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가 애국자로 착각할 지경이다.

메르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민안전처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짚어보게 된다. 온 나라가 메르스 때문에 초비상사태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다소 진정국면을 맞이하면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메르스의 심각성을 망각해가고 있는 듯 해 아쉬움을 남게 하지만, 일련의 메르스 사태와 관련하여 과연 국민안전처는 무엇을 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사람 저 사람으로부터 온갖 힐책과 질시를 감수하면서 국회에도 불려갔고, 청와대에도 들어가고, 병원에도 달려가야했고, 언론에도 나와서 머리를 숙여야만 했다. 얼마 전부터는 새로 부임한 국무총리까지 앞장 서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국민안전처'란 명칭을 글자별로 분리해보면 '국민'+'안전'+'행정부'이다.

메르스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얼음판으로 만들었다. 사람들도 얼어붙었고, 기업도 얼어붙었고, 상가조차도 다 얼어붙었다. 이 이야기는 메르스가 국민적 파장을 몰고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메르스 때문에 목숨을 잃었고, 현재 상당수가 격리상태에 놓여있으며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생계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그런데 국민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국민안전처의 모습은 메르스의 현장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겸양지덕(謙讓之德) 때문에 남들에게 드러내 놓지 않고 음지(陰地)에서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숱한 일들을 수행하면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려는 미덕(美德) 때문이었는지 그것은 알 수가 없지만….

소방신문이 취재한 바로는 메르스와 관련된 국민안전처의 활동상황이 있다면 그것은 대략 이렇게 요약된다.

"…메르스 신고가 들어오면 119대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119대원들의 업무는 시민이나 국민들로부터 어떤 상황에 관한 신고가 들어오면 무조건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그 신고자가 메르스에 관련된 사람이든, 그렇지 아니하든 마찬가지로 현장으로 출동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에 119대원들은 불만이나 불평할 수 있는 입장이 전혀 아니었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가 여기에 있다. 119대원들은 메르스 예방을 위한 방호복 조차 없이 현장으로 달려가야만 했다. 지금은 1벌씩 지급을 받고 있지만 초기에는 그 것 조차도 없이 기동복 차림으로 현장으로 가야만 했었다…"

그렇다면 국민안전처에는 119대원밖에 없는 것인가?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 시기에 과연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최근의 사태 가운데 국민안전과 관련된 사항 중 메르스보다 더 시급하며 파괴적이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더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면 답은 명백하다. 국민안전처가 가장 역점을 두었어야 할 부분은 누가 무어라 하더라도 그것은 분명히 '메르스'일 수 밖에 없다. 속된 말로 메르스의 공포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현장을 가지 않겠다는 '이기주의', '보신주의' 때문은 아니었는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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