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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강원 산불대응 관련 소방청장 서한문

경북. 강원 산불대응 관련 소방청장 서한문

  • 기자명 소방신문
  • 입력 2022.03.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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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동해 등지에서 열흘간 밤낮없이 사력을 다해 화마와 맞섰던 사랑하는 동료 소방공무원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동원령 해제로 잠시라도 그간의 노고를 풀었으면 하는 기대와 바람이 무색하게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소방의 도움을 기다리는 분들을 위하여 애쓰고 계실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깊은 애잔함과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이번 산불 진화는 참으로 커다란 난관이었습니다.

최악의 겨울 가뭄에 종잡을 수 없는 강풍으로 거센 화세는 산을 타고 능선을 가로지르며 경북에서 강원으로, 내륙에서 해안으로 살아 움직이며 지역 주민분들의 생명과 터전을 위협했고 울창했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비단, 경북・강원지역뿐 아니라 전국이 산불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소방청은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심각’ 단계를 최초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지며 기록적인 피해를 남긴 대형산불에 물러섬 없이 맞섰던 우리는, 국가 총력 대응체계를 신속히 가동해 전국의 가용 소방력을 총 동원했고 세밀한 전략과 분석에 근거한 작전 전개로 한울 원자력 발전소와 삼척 LNG기지 등 국가 주요시설 방어에 성공하는 한편, 금강송 군락지와 불영사 등 소중한 자연유산과 문화재를 지켜냈습니다.

재난 대응의 성패를 가름할 고성능 화학차,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산불 전문진화차 등을 적재적소에 선제적으로 배치・운용하며 피해를 최소화 했고,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자 성과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수시로 현장을 지휘하며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열흘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산불과 싸우며 몸은 한계에 이르고 마음이 지치는 일은 당연할 텐데 꺾이지 않는 투혼과 강한 정신력으로 현장을 누비는 여러분을 보며 새삼 소방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뜨거운 동료애가 벅차게 솟구쳤습니다.

그저 어깨 한번 두드리고 손 한번 맞잡는 것이 현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지만 그 깊은 고마움이야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생업을 뒤로하고 기꺼이 진화 및 구호 활동에 참여해주신 의용소방대원분들도 소방가족의 일원으로서 소임을 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산불 대응과 관련하여 총리님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님께서 직접 전화를 통해 소방의 노고에 격려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특히, 장관님께서는 대형재난 대비를 위한 대형 헬기, 산불 전문진화차, 고성능 화학차 등을 추가 도입해 소방의 산불 대응역량을 높여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하셨으며 유공자 포상도 약속하셨습니다.

거센 산불의 위력이 사그라진 뒤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전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화재로 삶의 터전인 주택과 시설 피해를 입으신 이재민들이 조기에 일상으로 복귀하여 돌아가길 바랍니다.

아울러, 산불 관련 업무로 충남소방본부 소속 직원 한 분이 유명을 달리하게 된 점은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동료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소방 산불대응 역량강화를 위해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위기와 상처를 통해 우리는 또 한번 성장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기록과 기억은 소방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이기에 여러분 모두 이번 산불대응의 경험을 성장의 토대로 삼아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두려움 없이 산불과 맞섰던 여러분을 국민은 반드시 기억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022년 3월 16일

                                                                                         소방청장 이 흥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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