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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을 소중히 여기자!

소방관을 소중히 여기자!

  • 기자명 소방신문
  • 입력 2023.04.20 15:45
  • 수정 2023.04.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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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사람들은 때때로 동네북 신세가 되곤 한다.

이 사람도 가면서 툭 치고 저 사람도 오면서 툭툭치는 것이 동네북이다. 그런데 요즈음 소방관들이 이 모양새다.

소방관들은 우선 경찰에게 밀리는 듯싶고, 산불과 관련해서도 매번 ‘산림청’에 떠밀리곤 했다.

잘못된 것은 소방관들이 몽땅 뒤집어쓰곤 한다.

산불의 경우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매년 숫자를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산불들이 일어난다. 봄이면 더욱 산불이 거세지고 한 겨울에도 심심하면 산불은 일어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난 인명피해도 생기곤 한다. 그런데 산불의 경우 주무부처가 산림청으로 되어있다. 물론 소방관들은 현장에 출동한다. 지휘체제로 보면 산림청이 우선이다. 조기 진압 등 성과가 클 경우에는 포상은 산림청 사람들이 다 차지하고, 수습이 늦어지거나 피해 규모가 클 경우에는 소방관들의 늑장 출동, 관리자 지휘능력부족, 태만함 등의 죄목(?)에다 인재(人災)니 뭐니 하여 정책당국과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판과 질책을 감수해야 하는 게 소방관들의 몫이다.

얼마 전 우면산 산사태의 경우도 거의 비숫했다. 소방관들은 사고가 난 이후 하루 24시간을 꼬박세우면서 진흙탕 속에서 씨름을 해야 했다.

올해에는 유난히 말벌들이 극성을 부렸다. 소방관들이 툭하면 벌집 제거에 동원되곤 했다. 지난해 겨울과 이른 봄에는 집집마다 얼어붙은 고드름 따느라 소방관들이 백방으로 뛰더니 올해에는 엉뚱한 일 때문에 고유 소방 일은 아예 손을 접어야 할 지경이었다. 소방관들의 고유 업무가 과연 무엇인지 아주 햇 갈린다.

옛날 大家(대가)에는 집사와 머슴들의 일이었다. 집사는 그래도 상당한 권위와 대우를 받던 사람이었고, 반면 머슴들은 후진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천박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요즘 소방관들을 보노라면 머슴 생각이 불현 듯 난다. 당연히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되고, 어디든 달려가야만 한다.

그러나 군인들은 총을 들고 이 나라를 지켜야하고, 경찰은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 그 책무의 첫 번째이다. 소방관들의 제1의 책무는 불을 끄는 것이고 비상시 국민의 생명을 위해 달려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고드름을 따는 일이나 벌집을 떼어내는 일, 뱀이나 고양이, 멧돼지 등을 잡는 일. 겨울철 눈치는 일 등 무너진 집 복구의 일이 마치 주 업무인 양 취급받는다면 그것은 정말 시정할 일이다.

국민을 위해서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일임에는 분명하나 머슴 취급을 당하면서 허드렛일 처리하는 일꾼 정도로 취급받는 다는 것은 정작 중요한 일을 잃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방관 스스로 무슨 긍지를 가질 수 있겠는가.

미국의 경우 어린 꿈나무들의 제1의 미래 희망직업은 ‘소방관’이다. 때문에 소방관 채용이 있을 때면 취업경쟁률이 무려 1000대1이 넘는다. 그 이유는 소방관이 그만큼 존경받는 사람들이며 누구나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직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실정은 어떠한가?

오늘과 같은 상황이라면 결코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선진 소방 국이 될 수가 없다. 예전에 비해 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들은 너무나 많다. 소방관들은 이 시대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소중한 사람으로서의 대우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소방관들은 그 같은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소방관들은 과중한 업무와 어려운 환경뿐만 아니라 火魔(화마)와 싸우며 화염과 가스를 마신다. 그 때문에 여생을 질병 가운데 고생해야 한다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이제부터라도 서둘러 이에 대한 종합적이며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11년 8월 지면 소방신문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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